레지던시

[2023OPENSTUDIO] #7. 장강명 ChangKangmyung
2023.11.19

2023 가파도 AiR 오픈스튜디오 입주작가전
11. 17.(금) ~ 12. 3.(일), 10:00~16:00
@가파도 AiR, 글라스하우스, 마을강당

#7. 장강명 ChangKangmyung

‘내가 여기 소녀였다면 저 소년과 사랑에 빠졌을 거야.’
나는 생각했다.
그렇게 한 시간가량 소년도 우리도 바다만 바라보았다. 세계 최고의 우울한 석양이었다. 나는 생각했다. 이곳에 뭐가 낯선 게 있을까. 왜 도시에서는 이렇게 감동을 하지 못했을까.
‘도시에서는 이렇게 석양을 기다려서 천천히 본 적이 없었으니까. 저녁 무렵에는 늘 할 일이 있었으니까. 해는 매일 지는 거라고, 구태여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, 석양 따위는 한가할 때 보면 된다고 여겼으니까.’
나는 생각했다.

- 장강명, 『5년만에 신혼여행』 중에서